겨울 주말 갈 곳도 없고 너무 심심해하는 아름이와 예빈이를 위해 놀이터가 아닌 가볼만한곳을 찾다가 신천야외스케이트장 개장한 것을 보았습니다.
"아름아! 야외스케이트장 가봤어?"
"아주 어릴 때 가보고 안가봤어요."
"그래 그럼 우리 거기 가보자"
그렇게 해서 우리는 추울까 핫팩도 챙기고 털장갑도 챙기고 간식도 챙겨서 갔습니다.
대구시에서 운영해서 그런지 천원에 헬멧이랑 보호대 신발까지 다 빌려주더라구요.
스케이트 신발을 신지 못하고 이모랑 아름이는 끙끙거리며 있는데 예빈이는 혼자서 신발도 다 신고 빨리 올라가자고 재촉하더라구요.
하지만... 빙판위에 올라서자 아름이도 예빈이도 무섭다며 발을 떼지 못하고 기둥만 잡고 있었어요.
"아름아! 발을 떼서 한 발씩 미는거야? 해봐! 다른 사람들 타는거 봐봐."
"이모! 무서워서 도저히 안되겠어요."라며 기둥만 부여잡고 발을 못 뗍니다.
예빈이도 어리니 마찬가지였어요.
"넘어져도 타 봐야지 한 바퀴는 돌고 가자! 스케이트는 넘어지면서 배우는거야. 이모 손 잡아" 그래도 소용 없었어요. 결국 한 바퀴도 타지 못하고 우린 스케이트장을 나왔습니다.
스케이트장을 나와서 근처에 있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나 구경하고 가자고 하며 갔습니다.
오히려 예빈이는 여기를 더 좋아 했어요. 연신 "이모! 사진 찍어주세요. 이모! 여기도요"라며 자기 따라 오라하네요.
요즘 한참 이름쓰기 연습을 하고 있는데 김광석 거리에 가니 칠판에 많은 사람들이 글을 남기고 간 흔적이 있는데 예빈이도 분필을 잡더니 "박 예 빈" 또박 또박 자기 이름을 적는데 감동이 밀려왔어요.
1년 사이 예빈이도 참 많이 컸구나 싶더라구요. 발달이 또래 보다 많이 느리긴 하지만 아주 조금씩은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서 다행이다는 생각도 들구요.
